신록의 행진

헐거벗은 산에 새 생명이 잉태되었어요.

어찌나 잘 먹고 잘 자라는지 우량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어요.

쬐그만 새 잎 어느새 무성해져

나무들의 행진이 시작됐어요.

연두색 녹색 진녹색 제각각 개성을 갖고

산정상을 향해서 둥굴둥글 뽀송뽀송

하늘까지 징검다리놓아서 건너갈까 봐요.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따로 신선이 없네요.

나도 저으기 동글동글 신록품으로 달려가네요.

바라만 봐도 그저 좋기만 하네요

풍성한 신록앞에서 내 마음도 진정이 되네요.

코로나,미세먼지로 지친 육신을

잠시 평화롭게 쉬게 하네요.

집콕생활에 바람도 쐬지 못하고

외계인이 되어가는 현실앞에서

신록은 모든 것을 잊게 하고

내게 힘을 주네요.

신록아! 너는 어쩌면 그렇게 변함없이 쭈욱쭈욱 자라고 있니?

인간은 병,바이러스,걱정으로 마음속에 불안한데

너는 아무렇지않게 태평성대 작은 외침으로 4월을 깨우고

파노라마 역사를 쓰고 있구나!

누구탓하지 않고 모든 걸 내려놓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꿋꿋하게 너의 갈 길을 향하고 있구나!

화이팅! 너를 보면서 나도 용기를 얻었어.

욕심을 버리고 누구한테 잘 보일려고 고심하지 않을거야

자 이제 내 갈 길을 찾아서 슬로우

너무 잘 할려고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