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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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날의 오후흑진주 2017. 7. 28. 16:19
오늘 이 시간만은 무조건 쉬고 싶다. 누가 뭐래도 오늘은 나만의 시간이다. 잡다한 일에서 무조건 벗어나 쫓기지 않고 쉬고 싶다. 포스트잇에 순번대로 적혀진 일들 숫자에 머리를 싸매고 시간에 인색했던 업무들 컴퓨터앞에서 자판을 치며 시간가는 줄 모르다 해가 진 뒤에야 삭신이 쑤셔오는 걸 느끼는가? 이런 잡다한 일에서 벗어나고파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일들 나한테 보상해주렴 매미가 길게 울더니 어느새 잠잠하다. 뜸하게 개가 짖는 소리 오토바이 윙윙,선풍기 자그막하게 돌아가는 소리 오늘은 휴식을 위해서 나도 뭔가를 남기고 싶다. 7월이 끝나가는 자락에서 2017년의 반년을 오늘 몇 시간 휴식으로 충전할란다. 마음 깊이 충분히 피로를 풀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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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봉 가는 길흑진주 2016. 5. 8. 23:11
기암괴석 속에 소나무 몇 그루 한 폭의 동양화 대나무터널을 지나서 울창한 숲길따라 산책길을 거닐어본다. 천황사 지나서 구름다리쪽으로 걸어가요 바람폭포 찾아서 발길 닿는대로 걸어가는 나그네 물폭풍우에 귀를 번쩍 들어올려 폭포소리 들어보렴. 고개빠지게 하늘 한번 바라보면 책장바위가 수호천사 어기여차 육형제 만나러 가자 육형제바위 얼굴 제각각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무늬로 모진 세파를 견뎌내며 저 아래에 있는 땅을 바라보며 나무잎사귀 녹색물결출렁임을 두 눈으로 보면서 피눈믈도 많이 흘렸도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정상 이 봉우리 저 봉우리 뽀족히 솟아서 세상 땅을 향해서 미소를 짓고 계신다. 수십개 계단을 넘고 넘어서 막다른 외길로 들어선다 통천문에 들어서서 바람 한번 깊게 들여마시고 아래로 하강해서 내려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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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 정상에서흑진주 2014. 10. 9. 23:15
가을에 단풍이 물들어가면 등산객 마음도 발갛게 물들어간다. 가을하늘 파랗고 어치도 먹이를 입에 문 채 몰려오는 사람들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죽쭉 뻗은 소나무를 보면서 심호흡을 하며 모악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전주사람들이 등산하러 휴일날 올라온다 완주 김제 모든 지역에서 모악산정상으로 몰려든다. 노란 들국화 보라빛 야생화도 활짝 피어서 가을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산이 내 마음을 알아주고 모든 걱정을 얼음녹듯이 사라지게 한다. 산이 있기에 내일이 즐거웁고 과거를 내려다볼 수 있어 조심스럽게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잘못 짚었다간 미끄러져 챙피를 당하기 십성 그래서 발걸음이 무거워 신중해진다. 그래도 마음은 하늘을 날듯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