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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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있는 것이 아니야심연속 2022. 2. 28. 17:28
이제는 앞으로 가는 것이 두렵다. 내 앞엔 꽃길만 있는 것이 아니지 수렁창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온 힘을 다해서 빠져나왔던 길 걷고 걸어도 제자리걸음만 하다가 제자리에 멈춰서버리고 돌부리에 걸려도 헤쳐나가다가 갖은 고생끝에 정상에 닿으면 환호성이 터져나오지 지금은 초기단계 다리가 아픈 것이 아니야 굽이 굽이 고개를 넘고 넘어서 앞으로 앞으로 전진 앞날만 내다보고 뒤는 절대 돌아보지 말고 오로지 꽃길로 전진했지 정상에 닿으면 깊은 마음속까지 울려퍼지는 환호성에 그만 정신을 잃을 뻔 했지 정상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나를 ㅡ충전시키고 새로운 인생길을 찾으며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갔던 그 길 이젠 뒤돌아서서 거꾸로 가서 그 길과 친구가 되고 싶다. 나한테 사랑한다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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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려요심연속 2021. 12. 17. 16:30
여기가 하늘인가요? 아니면 땅인가요? 아니면 중간지대인가요? 무수히 많은 눈이 훨훨날아다니고 있어요 솜털같이ㅡ가벼운 눈. 세상을 꽁꽁 얼리고 있어요. 거실 소파에 누워서 창가 하늘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어요. 어린 시절 마루에 누워서 흰구름이 몽기작 몽기작 피어올라 하늘길로 걷는 걸 보며 행복의 세계를 꿈꾸었지요 지금은 아파트가 높이 솟아 가로막지만 틈새에서 자유롭게 비행하는 눈을 바라봐요.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눈이 내려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가봐요. 눈속에 파묻혀 길은 인적이 끊기고 온돌방 아랫목에 앉아 뜨끈뜨끈한 고구마를 후후 불면서 입안에 넣었다 놓으면서 소설책에 푸욱 빠져요. 낮인지 밤인지 헷갈리는 날 그래도 뭔가 추억을 만들어봐야죠. 집안에 먹을 것이 많으니 무슨 걱정이 있으리. 얼마 남지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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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의 마음여행심연속 2021. 12. 12. 16:07
코로나 팬데믹이후 누구나 도피처를 찾아서 떠나보자. 숨 한번 제대로 쉬어보자꾸나! 물질문명 만능시대에 인성은 종적을 감춰버리고 겉치레와 위선이 만연하는 사회에서 그나마 살아남을려고 안간힘을 다한다. 복면을 하다시피 서로 아는 체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며 모른 체한다. 무언가에 쫓기다시피 길고 기인 날을 쉬지 않고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상풍경을 외계인이 사는 나라로 바꿔놓았다. 태생이 누군가를 만나서 조잘거리는 성격이 아닌데 그나마 세상구경을 나가서 견문을 넓히고 싶은데 우물안 개구리처럼 이땅을 벗어나지 못한다. 보고 싶은 사람과 만나서 감회를 나눠가며 정분을 쌓고 싶은데 왜 이리 변이바이러스는 현대인을 옭아매고 죽음까지 몰고 간단말이냐? 자나깨나 코로나 걱정 숨이 콱콱 막히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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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 날심연속 2021. 12. 1. 15:00
솜털이 하늘에서 공중분해돼서 제맘대로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곡예사 수많은 눈꽃송이 어디로 가나? 쉬지않고 하루종일 쏟아지는 눈꽃송이에 그만 모든 길이 막히고 인적조차 드문 산길 하늘길도 막히고 소통길도 막혀 방콕신세 창가에 내리는 눈은 나한테 반가운 겨울손님 낭만에 빠져 추억을 되씹으며 소녀시절로 빠져든다. 길도 하얗고 논과 밭도 하얗고 고랑도 하얗지 고랑에 빠지지않을려고 이리저리 발을 딛어보고 헛짚어보다가 고랑에 빠져 흠벅 적시는 발의 감촉 그땐 추운 줄도 모르고 바지가랑이가 젖어도 눈길을 마냥 걸었지 집에 도착하면 바지가랑이는 얼음으로 얼어서 딱딱한 고드름 눈이 덮인 산에서 꿩몰이한다고 신나게 산을 달리며 꿩을 쫓았지 처마밑에선 참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장난꾸러기들은 참새를 잡거나 알을 꺼내기도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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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 여행길따라 인생길심연속 2021. 11. 9. 14:44
가녀린 빗방울은 맞아도 좋아 단풍나무에 빗방울이 머물고 간 자리엔 영롱한 이슬방울에 보석을 꿰었나? ㅡ그 누구도 얼씬못하는 너의 매력앞에 세상 사람들은 그만 눈이 멀어버렸다. 거침없이 거대한 큐피드의 화살 한 곳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방랑자가 되어 세상을 떠돌아다녀야하는 너의 숙명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구름낀 하늘에 햇살이 내비칠 때 잠시나마 찬란했던 청춘을 비춰보자. 불꽃처럼 활활 타오ㅡ르다가 꺼져가는 생명앞에서 지난날의 행복했던 사랑을 시로 읊으리라 닉엽이 수북이 쌓인 데크길 내 발자국 한 발 두 발 낙엽도 한 잎 두 잎 서로 한 몸이 되어 저수지 데크길을 걸어가네 저수지 물이 빤질빤질 물오리떼 헤엄치면서 물살을 가르네 나만의 힐링천국에서 히죽거리며 와장창 와장창 단풍잎을 밟으며 단풍잎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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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만나야 할 사람심연속 2021. 10. 26. 17:21
10월엔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요 달랑 며칠 안남은 달력앞에서 당신을 못잊어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며 눈물을 글썽입니다. 가면을 쓴 자아, 그냥 맨 얼굴인 자아 두 개의 자아가 평형을 유지해 이날평생 살았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자아가 나에게 마구 쏘아댑니다. 그렇게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러 가지? 왜 이리 숨기면서 끙끙 앓고 있나고? 하지만 말인 게 쉽지 삼십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어떻게 찾을 수가 있겠습니까? 쓰라린 아픔속에서 이별연습을 실전처럼 옮길려고 했지요. 마지막 쏟아부은 이별인사 마지막 편지속에 눈물로 써서 보냈지요. 잊은 줄 알고 하행선 기찻길을 달렸지요. 낙엽이 수북이 쌓인 날 발길에 채인 낙엽부스러기 소리에 내 온 몸은 파르르 떨었지요. 당신은 나와 함께 낙엽을 밟으며 노랫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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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저수지 둘래길심연속 2021. 10. 19. 15:28
비 개인 내장저수지는 마냥 조용한 왕국이었다 늪지에서 새들이 지저귀면 귀기울이며 두근거리는 제 마음을 사알살 토닥인다. 은빛물결속에서 파아란 하늘을 보며 오늘도 제 몸을 깨끗이 씻으며 넓은 세계로 나아가고 있엇다. 어제까지만 해도 한파가 몰아와 집단속을 하느냐 바뻣는데 오늘은 찬란히 빛나는 햇살앞에서 제 몸을 말리고 있었다. 어쩌다 왜가리가 날아와 보금자리를 틀고 새들과 공존하며 늪지대에서 한 다리로 서서 명상에 잠긴 적도 있었다. 파아란 하늘은 먼지에 찌들어있어 한번쯤은 저수지에 흠뻑 빠져 수영을 하면서 온갖 찌꺼기를 털어야 했다. 나도 하늘못지 않게 저수지물속에 흠뻑 빠져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싶었다. 내장 저수지 둘래길은 언제봐도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다 추수를 마친 논에선 까치들이 모이를 먹느냐 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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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엔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심연속 2021. 10. 17. 15:14
깊어가는 가을에 그냥 갈 수가 없었다. 싸늘한 가을바람에 손이 시려워 호주머니에 소옥 집어넣고서 가을산길을 걸어야만 했다. 추워도 산에 가야만 마음이 평온해진다. 돌팍길을 오르고 또 오르면서 헉헉거리는 내 가슴을 달래주어야만 했다. 세상속 도시들은 하늘높은 줄 모르고 빌딩을 지어야만 성취를 느끼는가 보다 각박한 현실앞에서 숨 한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쫓기는 생존경쟁은 참 서글픈 인생이다. 모두 부귀에 목숨을 걸고 발버둥치며 마라톤 경기에 뛰어들어야 하나? 낙엽지는 가을에 고개숙인 벼이삭처럼 나도 숙연해지고 싶다. 뭔가 내세울 것이 없어서 그냥 숨어 살며 하루하루를 보내버렸는데... 엎어졌다 일어났다 두근거리는 가슴 열등감에 취해 잠을 못이루며 날이 샛던 늦가을날밤 이젠 제 3자가 되어서 평온한 날을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