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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아쉬워하고
타임머쉰에 기대 유년시절로 날아간다.
내 키보다 더 큰 코스모스꽃속에 들어가
숨바꼭질하고
밤새내내 보름달을 보며 모정에서 지신밟기놀이
불 켜진 개똥벌레 쫓아다니느냐
힘을 쏟았던 일
근데 지금은 시간에 팔려가는 몸이 아니지
도리어 시간을 초대해 내일 일정을 짜기도 하지
앞만 보며 달려왔던 일 기계적으로 일터에 왔다 갔다
반평생 넘게 로봇이 되어 해 넘어가는 서산을 보질 못했지
버스를 타고 가면 석양이 나만 계속 따라와
내 눈은 빨간 노을빛에 그만 탄성을 지른다.
이젠 여유롭게 시간에 쫓기지 않아서
몸과 마음은 안정을 되찾지
사소한일에도 놀래는 성격에 항상 마음은 불안해지고
내 근육은 경직되어 정신을 바짝 차리며 방어모드에 돌입했지
이젠 눈치볼 일도 없고 갖은 양념을 치며 지내는 일도 없지
오늘 가을밤을 그냥 보내기 싫어서
너를 초대해 찰나의 시간을 추억속에 남겨보자꾸나!
새소리 들어가며 어둑해지는 하늘
베란다 밖 나만 바라보는 느티나무도
저녁상을 차리기 ㅡ위해서 가지가 마구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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