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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소리 귀뚤뛰뚤
가을밤을 수놓는다.
무언가 쓰고 싶은데
단어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티비 영화 대역들의 목소리
귓전에 맴돌고
가슴속 씁쓸함은 지워지지 않는다.
뭘 잘못 먹지도 않았는데
인생은 왜 이리 고뇌의 강을 건너야 하는지
뭔가 토해내야 하는데
토할 수 없어서
끄적끄적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얼굴을 떠올려봅니다.
지금까지 할 일은 다 하고 열심히 쉬지 않고 살아왔다.
해가 갈수록 고뇌는 깊어가고
주름살만 늘어갈 텐데
그 시절은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일거고
생로병사앞에서 인간은 아주 작은 존재
어느새 가을밤은 깊어가는데
작은 조각들을 붙여서
상처를 치유하며 가슴속 훈훈하게
온기를 불어놓는 질화로가 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