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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숲길 거닐면
내 눈이 절로 맑아지고
내 마음도 절로 깨긋해져요.
사회적 이슈에 떠들썩
여기저기서 쏙닥쏙닥
머릿속이 어지러워서 뭔가 속을 비워둬야
정신이 맑아질 것 같아요.
남창계곡에 들어서면
물소리가 천둥처럼 울려서
세상 사람들 이야기는 들리지 않아요
장성새재 옛길
새도 잠시 쉬어가던 곳
한양으로 과거시험보기위해 봇짐을 지고
장성새재를 넘었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봐요.
아직도 앙상한 가지만 뽀롯이 내밀고 있어요.
그 중에 굴거리나무이파리는 추워서
고개를 푹 숙이며 떨구고 있어요.
제일먼저 봄꽃을 안겨준 이
황량한 산속에서 노오란 꽃봉오리 산수유
힘내세요. 지금 봄이 왔다구요.
다람쥐도 쏜살같이 이나무 저나무로 옮겨다녀요.
푸르른 삼나무만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제각각 말없이 마음을 닦고 있었어요.
마음 속 힘들 일들
감정 찌꺼기들
하이얀 거품내며 쏟아지는
계곡물속에 다 쏟아부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