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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우는 바람소리

목마와 숙녀 2010. 11. 11. 14:25

설움에 복받혀노오랗게 물든 은행나무

은행잎이 바람에 나플거리면

모두 옷깃을 세우며

보금자리를 찾아가면

혼자서 멀찌감치

숨어서 우는 바람소리


단풍나무 쳐다보느냐

단풍나무 곁에 붙어있느냐

야단법석인데

찬밥신세인 가을바람만

외로이 숨어서 우네

진작 울어라 하면

울음은 나오지 않고

혼자서 거을을 보고

세수할 때

설움에 복받혀

엉엉 우는 사람이네

나무가지를 휘감고

거세게 흔들어대도

가슴속에 애저린 한에

숨어서 우는 바람소리

내 가슴속에 퍼져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