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속
여름산에서
목마와 숙녀
2016. 8. 16. 10:14
산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소나무를 보아라
쭈뻣쭈볐 뽀족바늘잎으로
뜨거운 태양을 가리며
자기 몸을 태우면서 하늘로 성큼 다가서고 있어
스스로 자신을 낮추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쉼터를 주기위해서
계속 더위를 무릎쓰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어
산길이 어듭고 막막하거든
정상을 보아라
한걸음 두걸음 참으면서 언덕을 올라가봐
매미노랫소리를 들으며
붉은 배롱나무 꽃잎
피해가며 발걸음을 옮기는 거야
힘들어도 산바람을 맞으며
지난날들 모두 잊어버리고
여름산경치에 빠져 가는거야
정상에 올라가서 외쳐볼거야
왜 그렇게 마음속이 답답했는지
내 모든 걸 털어놓고 올 거야
그럼 나도 진짜로 편안해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