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속

눈 내린 내장산

목마와 숙녀 2017. 1. 25. 22:57

일상에서 벗어나고파

설경을 보러 내장산으로 떠났다.

아득히 머어먼 어린시절로 돌아간다.

하얗게 눈이 수북히 쌓인 단풍나무

눈을 맞아야 가을 단풍이 불타오르는가?

일주문에서 벽련암쪽으로 한 발자국

자동차가 못다니게 바리케이드를 쳤다.

경사길에 빙판길이어서 두 다리로 걸어가는가 보다

엉거주춤하면서 오른쪽 나무를 보고

가다가 왼쪽을 보면서

나무꼭대기에 달린 겨우살이를 본다.

겨우살이 열매 따먹느냐고

새들이 여러마리 지저귀고 있어

어쩌다 등산과 마주치면서

눈길을 걸어가고 있다.

온통 하이얀 눈길에 반작반짝 빛이 나

눈부시다.

원적암쪽으로 내려오면서

비자나무숲길이 온통 눈이다.

산책길 나무계단 돌계단에 미끄러지지 않을려고

한 발 디딜 때마다 힘을 주고

앞만 바라보면서 걸음을 걷는다.

마지막 휴게실 굴뚝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장작불을 피우며 온돌방을 뎁히고 있겠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면

배고픔이 금방 가신다.

울 엄마가 지금 맛있게 밥지고 계셔 

마을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바람에 불고 있어

설달 그믐날만 되면 음식장만하느냐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뚜막에 불때느냐

여간 바쁘지 않아

오늘따라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