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속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목마와 숙녀 2016. 6. 27. 19:47

산꼭대기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았다.

어지간히도 힘들게 걸어왔던 내 길이 

저으기 보인다.  

이제 못올라가겠어

그만두자

아니야 조금만 있으면 저으기 산꼭대기 정상에 닿을거야

자 내 손끝하나면 닿을 것 같아

그래 속은 것 치고 조금만 버텨보자

땀 한방울 두 방울 세 방울...

까마득히 머언 옛날 일이 떠오른다.

지금 조금만 참고 견뎌보자.

그보다 더한 아픔도 견뎌왔는데

그것도 못 참니?

다리가 아파도 사알살 걸어봐.

언제까지 이 길을 가냐고?

나 이제 이 길 그만 가고 싶은데....

아니야 아직 정상에 도착하지 않았어.

하루 세끼를 먹고 잠도 자고

낮엔 두 다리로 걸어다니면서

여름바람 장마비맞으면서

유월은 지나가나보다.

산 정상에서 내 초상화를 그려본다.

저 아래서 아직도 산에 올라오지 못한 사람이 있구나!

세상은 참 넓디 넓구나!

산 너머 산 너머 부안 바닷가가 보이고

모악산이 보이고

선운산이 보이고

이직도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