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단풍잎 그늘에서

목마와 숙녀 2014. 6. 28. 21:27

단풍잎 그늘에서 내 얼굴을 감추기가 정말 좋았다.

남의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는 곳은

귀가 쟁쟁 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단풍잎그늘은 위를 보지 않아도 좋았다.

단풍나무곁에만 가면  절로 신록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신록이 세상을 아름답게 평화롭게

편안하게 만들었다.

세상은 앞으로만 전진하는 사람에게

한번쯤은 뒤를 돌아다보라고 손짓하는 것같았다.

자질구레한 일들 모두 정리하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뭉클하게 뭔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래 너무 앞만 보고 가지 말고

뒤돌아보며 지난 일도 돌이켜보라고

세상을 너무 힘들게 살지 말라고

접을 것 접고 용서할 것 용서해버리고

가슴 속 기쁨으로 꽈악 채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