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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잎 편지
    심연 2015. 11. 9. 21:26

    단풍잎에깨알같이 곱게

    손글씨로 편지를 보냅니다.

    불타오르는 단풍잎을 잘 보고 갔냐고

    올해는 가물어서 단풍이 잘 물들지 않았다고

    대신 단풍대사가 되어

    편지에 사진을 올립니다.

    단풍잎도 나름대로 온갖 비바람속에도 

    끄떡하지않고 지금가지 이렇게 서 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합니다.

    단풍잎아 정말 잘 견뎌왔구나!

    단풍구경 가자고 손을 잡고 먼저 앞장 서셨던  우리 어머니

    '멋진  포즈' 찰칵 사진을 찍어주셨지.

    근데 고개를 왼쪽으로 숙이고 차려자세로 선 옛날 학창시절 사진

    아 ! 그 시절 단풍은 정말 내 마음을 홀딱 빼앗아버렸지.

    어머니와 함께 단풍구경 또 가고 싶었는데....

    산 너머 모랫재 너머 바람이 공원묘지로 불어가면

    단풍잎 편지가 어머니께 배달되겠지요?

    온 세상에 온기를 불어놓고

    얼어붙은 가슴에 온돌을 지펴

    사랑을 새록새록 피어오르게 해 봐요

    가슴이 휑한 이, 얼음같이 차가운 이

    사랑을 잃어버린 이

    이젠 쬐끔씩이나마 세상을 너그럽게 바라만 보세요

    먼 훗날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사랑꽃을 피울 날이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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